The Nuzzly

사료 보증성분표: 숫자 4개를 건물 기준으로 다시 읽는 법

16분 읽기

사료 봉투 뒷면은 숫자부터 막힙니다. 조단백 26%, 조지방 12%, 수분 10%. 이 숫자로 두 사료를 비교해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으셨을 거예요. 건사료와 캔을 섞어 먹이는 집이라면 더 헷갈리죠. 사료 등급 표시 읽기

보증성분표의 숫자 4개는 무엇을 약속하나요?

보증성분표가 약속하는 건 ’정확한 함량’이 아니라 ’최소·최대 한계’입니다. 조단백과 조지방은 최소 이만큼은 들어 있다는 뜻이에요. 조섬유와 수분은 최대 이만큼을 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국내 사료의 표시사항은 사료관리법과 농림축산식품부 고시가 정합니다. 법령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볼 수 있어요. 고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포장에 붙은 ‘이상·이하’ 두 글자가 곧 최소치와 최대치예요.

항목표기 방식읽는 법
조단백이상(최소)최소 이만큼은 들어 있음
조지방이상(최소)에너지·필수지방산의 하한선
조섬유이하(최대)소화되지 않는 섬유의 상한선
수분이하(최대)건사료는 대개 10-12% 이하

미국 식품의약국의 사료 표시 안내에 따르면 보증성분표에는 최소한 네 가지가 들어갑니다. 조단백·조지방의 최솟값, 그리고 조섬유·수분의 최댓값입니다. (FDA 사료 표시 안내)

국내 라벨에는 여기에 조회분, 칼슘, 인이 더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조(粗)’는 품질이 아니라 측정법입니다

조단백의 ’조’는 ’거칠다’는 뜻이에요. 품질이 낮다는 말은 아닙니다. 단백질을 직접 재지 않고 질소량을 잰 뒤 6.25를 곱해 추정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죠. 단백질 속 질소 비율을 평균 16%로 잡은 계산입니다(100 ÷ 16 = 6.25).

이 방식에는 빈틈이 있습니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원료도 질소만 많으면 조단백 수치가 올라가요. 숫자가 알려 주는 건 양이고, 소화율까지 보증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 숫자들을 다른 사료와 나란히 놓는 순간 착시가 시작되거든요.

건사료와 습식사료, 표시값끼리 비교하면 왜 틀릴까요?

두 사료의 수분 비율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건사료 수분은 10% 안팎이지만 습식 캔은 75-78%에 이릅니다. 물을 뺀 ’건물(dry matter) 기준’으로 바꿔야 같은 저울에 올릴 수 있어요.

건물 기준 환산 공식

건물 기준 % = 표시 성분 % ÷ (100 - 수분 %) × 100

실제 숫자를 넣어 보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구분조단백 표시값수분건물 기준 조단백
건사료 A26%10%28.9%
습식 캔 B8%78%36.4%

표시값만 보면 A가 B의 3.25배처럼 보여요. 환산하면 오히려 B가 약 1.26배 높습니다. 순위가 뒤집힌 거죠.

지방도 마찬가지예요. 건사료 A의 조지방 12%는 건물 기준으로 13.3%가 됩니다. 조지방 5%인 캔 B는 22.7%까지 올라가요.

그렇다면 28.9%는 충분한 수치일까요? 판단하려면 기준선이 하나 더 있어야 합니다.

AAFCO 기준 비교, 우리 아이 사료는 최소선을 넘었을까요?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영양 프로파일이 정한 건물 기준 최소 조단백은 성견 18%, 성묘 26%입니다. 성장기에는 강아지 22.5%, 새끼 고양이 30%로 높아져요. 앞에서 환산한 값을 이 표와 비교하면 됩니다.

생애 단계조단백 최소조지방 최소
성견(유지기)18.0%5.5%
강아지(성장·번식기)22.5%8.5%
성묘(유지기)26.0%9.0%
새끼 고양이(성장·번식기)30.0%9.0%

건물 기준. 출처: AAFCO 개·고양이 영양 프로파일

건사료 A의 28.9%는 성견 기준의 약 1.6배예요. 성묘 기준보다는 2.9%p 높습니다. 개와 고양이 모두 최소선은 넘은 거예요.

최소선을 ’적정량’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AAFCO 수치는 결핍을 막기 위한 하한선이에요. 높을수록 좋다는 신호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신장이나 간 질환 때문에 단백질을 조절해야 하는 아이도 있거든요. 이런 경우 목표치는 수의사가 정합니다. 노령견 사료 단백질

라벨의 ’영양 적합성 문구’도 함께 보세요

수입 사료에는 ’AAFCO 영양 기준을 충족한다’는 문구가 자주 붙어요. 이 문구는 배합 계산으로 기준을 맞춘 경우와 급여 시험을 거친 경우로 나뉩니다. 급여 시험이라고 적혀 있다면 실제 동물에게 먹여 본 자료가 있다는 뜻이에요. AAFCO는 이 기준을 매년 발행하는 공식 간행물(Official Publication)에 싣습니다.

그런데 수치가 기준을 넘어도 단백질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 수 없어요. 그 단서는 원료 목록에 있습니다.

원료 표기 순서, 첫 번째 원료만 믿어도 될까요?

FDA·AAFCO 방식에서는 가공 전 중량이 많은 원료부터 적습니다. 수분까지 포함한 무게라서 생고기가 앞에 오기 쉬워요. 건조를 거친 뒤에도 1번 원료가 가장 많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AAFCO 소비자 안내는 원료가 중량 순서로 나열되고, 그 무게에는 원료 자체의 수분이 포함된다고 설명합니다.

생고기와 고기분(meal)의 순서 역전

생닭고기는 수분이 70%를 넘는 원료예요. 건조 공정을 거치면 무게가 크게 줄어듭니다. 닭고기분(chicken meal)은 반대로 이미 물을 뺀 농축 원료예요. 그래서 두 번째로 적혀 있어도 단백질은 더 많이 채울 수 있습니다.

같은 곡물을 나눠 적는 ‘원료 쪼개기’

옥수수, 옥수수글루텐, 옥수수전분처럼 곡물 하나를 나눠 적는 경우가 있어요. 따로 적으면 각각은 뒤로 밀립니다. 하지만 합치면 1번 원료보다 많을 수도 있어요. 비슷한 이름이 3개 이상 보이면 한 묶음으로 읽어 보세요.

제품명에 숨은 원료 비율

FDA 표시 규칙은 제품명 표현마다 원료의 최소 비율을 다르게 둡니다.

제품명 표현해당 원료 최소 비율
‘치킨’ 단독 (예: 치킨 캣푸드)95%
‘치킨 디너·포뮬라’25%
‘치킨 함유(with chicken)’3%
‘치킨 맛(flavor)’맛이 감지되는 수준

가공용 물을 뺀 중량 기준. 미국 표시 규칙이라 수입 사료 라벨을 볼 때 특히 쓸모 있습니다.

’디너’와 ’함유’는 한 단어 차이예요. 그런데 최소 비율은 8배 넘게 벌어집니다.

세 가지 비교법, 상황에 따라 어떻게 골라 쓸까요?

형태가 같은 사료끼리는 표시값, 형태가 다르면 건물 기준을 씁니다. 칼로리 차이까지 따지려면 1,000kcal당 기준이 맞아요. 계산이 늘수록 정확도도 올라가니 상황에 맞춰 고르면 됩니다.

비교법계산잘 맞는 상황한계
표시값 그대로없음수분 차이 2%p 이내의 건사료끼리수분이 다르면 왜곡
건물 기준나눗셈 1회건사료와 습식 비교칼로리 밀도 차이 미반영
1,000kcal당칼로리 정보 필요고지방·체중관리 사료 비교라벨에 kcal이 없으면 불가

1,000kcal당 계산 예시

AAFCO는 칼로리 기준 최소치도 제시합니다. 1,000kcal당 성견 45g, 성묘 65g이에요. 조단백 26%, 열량 3,600kcal/kg인 건사료로 계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먹는 양은 결국 칼로리로 정해지죠. 그래서 실제 급여에 가장 가까운 비교법입니다. 체중 관리 중인 아이라면 특히 쓸모가 있어요. 사료 급여량 계산

탄수화물은 직접 빼서 구합니다

탄수화물 수치가 적힌 라벨은 드물어요. 100에서 나머지 성분을 빼면 추정할 수 있습니다.

조회분 8%는 예시로 가정한 값이에요. 표기 자체가 최소·최대치라 결과도 어림값입니다. 그래도 사료끼리 대략 얼마나 차이 나는지는 충분히 보여요.

여기까지 오면 숫자는 전부 읽은 거예요. 그런데 라벨이 끝내 말해 주지 않는 빈칸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보증성분표가 끝내 알려주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소화율, 원료 품질, 제조사의 영양 설계 역량은 표에 나오지 않습니다. 조단백이 똑같이 28%여도 몸에 흡수되는 양은 다를 수 있어요. 이 빈칸은 제조사에 직접 묻고 수의사와 상담하면서 채워야 합니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영양 가이드라인에는 보호자가 제조사에 물어볼 질문 목록이 공개돼 있어요. 핵심만 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라벨보다 병원이 먼저예요

사료를 바꾼 뒤 구토나 설사가 반복되면 동물병원 진료를 받으세요. 기운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장·간 질환을 진단받은 아이라면 성분 판단은 수의사에게 맡기는 편이 안전해요. 국내 수의사 단체인 대한수의사회에서도 반려동물 건강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료를 바꿀 때는 보통 7-10일에 걸쳐 기존 사료에 조금씩 섞어 가며 전환합니다.

매장에서 바로 써먹는 5단계 확인 순서

  1. 수분 %를 보고 건물 기준으로 환산
  2. 생애 단계에 맞는 AAFCO 최소치와 비교
  3. 원료 1-5번 순서와 ‘쪼개기’ 여부 확인
  4. 제품명 표현(단독·디너·함유·맛) 확인
  5. 영양 적합성 문구와 제조사 연락처 확인

처음 한두 번만 계산기를 두드리면 금방 손에 익어요. 사료 바꾸는 방법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사료관리법, 농림축산식품부 고시, 미국 FDA·AAFCO·WSAVA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질환이나 체중 관리가 걸린 식이 결정은 수의사와 상담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조회분이 높으면 나쁜 사료인가요?

조회분은 사료를 태우고 남은 무기질의 총량이에요. 칼슘·인 같은 필수 미네랄도 여기에 들어가서 높다고 바로 나쁜 사료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뼈가 섞인 원료 비중이 크면 수치가 올라갈 수 있어요. 칼슘과 인 수치를 함께 확인해 보세요.

Q

국내 사료에도 AAFCO 기준이 적용되나요?

AAFCO는 미국의 사료 관리 기관이 정한 영양 기준이라 국내 법정 기준은 아니에요. 국내 사료의 표시사항은 사료관리법과 농림축산식품부 고시를 따릅니다. 수입 사료나 일부 국산 사료는 AAFCO 기준을 충족한다고 자율적으로 표기하기도 해요.

Q

보증성분표 수치가 실제 함량과 다를 수 있나요?

다를 수 있습니다. 조단백·조지방은 최소치라서 실제 함량이 더 높을 수 있고, 수분·조섬유는 최대치라서 실제로는 더 낮을 수 있어요. 정확한 평균값이 필요하면 제조사에 평균 분석값(typical analysis)을 요청해 보세요.

Q

그레인프리 사료는 탄수화물이 적은가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곡물 대신 감자, 완두콩, 고구마 같은 다른 전분 원료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에서 나머지 성분을 빼는 방식으로 탄수화물을 직접 추정해 비교하는 편이 정확해요.

출처 및 인용

  1. [1]

    국내 사료의 표시사항 등 법적 근거는 사료관리법에 규정되어 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사료관리법, https://www.law.go.kr/법령/사료관리법

  2. [2]

    사료의 기준·규격과 표시 기준은 농림축산식품부 고시로 정한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https://www.mafra.go.kr

  3. [3]

    보증성분표에는 최소한 조단백·조지방 최솟값과 조섬유·수분 최댓값이 들어가며, 원료는 중량 순으로 표기하고 제품명 표현별 95%·25%·3% 규칙이 적용된다

    출처: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Pet Food Labels - General, https://www.fda.gov/animal-veterinary/animal-health-literacy/pet-food-labels-general

  4. [4]

    건물 기준 최소 조단백은 성견 18%, 강아지 22.5%, 성묘 26%, 새끼 고양이 30%이며 1,000kcal당 성견 45g, 성묘 65g이다

    출처: AAFCO Dog and Cat Food Nutrient Profiles, https://www.aafco.org

  5. [5]

    보호자는 제조사에 영양 전문가 상근 여부, 배합 설계자, 품질 관리 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WSAVA Global Nutrition Guidelines, https://wsava.org/global-guidelines/global-nutrition-guidelines/

← 일상 케어 목록으로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