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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묘가 물을 부쩍 많이 마신다면, 어디가 아픈 걸까?

17분 읽기

노령묘가 물을 많이 마시는 건 그냥 나이 탓일까요?

나이만으로 물을 더 마시게 되지는 않습니다. 10세 넘은 고양이가 물을 눈에 띄게 많이 마신다면 질병 신호일 수 있어요. PubMed 등재 연구(Marino 등, 2014)는 10세 이상 고양이의 30-40%에서 만성 신장질환을 확인했습니다.

물그릇이 유난히 빨리 빕니다. 모래 덩어리도 전보다 커졌고요. “날이 더워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 쉬운 장면이죠. 그런데 고양이는 원래 물을 적게 마시는 동물이에요. 사막에 살던 조상처럼 먹이 속 수분으로 상당 부분을 채웁니다.

그래서 물 마시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는 것 자체가 단서예요. 아래 항목 중 두 개 이상 해당하는지 먼저 살펴보세요.

미국고양이수의사회(AAFP)는 2021년 생애주기 지침에서 10세 이상을 시니어로 분류합니다. 이 시기부터는 최소 6개월마다 검진을 권해요. 노령묘 노화 신호

그렇다면 “많이 마신다”의 기준은 정확히 어디일까요?

정상 하루 물 섭취량 기준, 몇 mL부터 많은 걸까요?

건강한 고양이는 음식 수분까지 합쳐 체중 1kg당 하루 약 40-60mL를 섭취합니다. 1kg당 100mL를 넘으면 수의학에서는 다음다뇨로 봅니다. 4kg 고양이라면 하루 400mL. 종이컵 두 컵이 넘는 양이에요.

체중정상 범위(음식 수분 포함)다음다뇨 기준
3kg120-180mL300mL 초과
4kg160-240mL400mL 초과
5kg200-300mL500mL 초과
6kg240-360mL600mL 초과

정상 범위와 기준선 사이엔 꽤 넓은 회색 지대가 있습니다. 기준 미만이어도 평소보다 확연히 늘었다면 기록해 두세요. 변화의 폭도 진료에서 쓰이는 자료가 됩니다.

습식 사료를 먹는 아이라면 계산이 달라요

습식 사료는 수분이 약 75-80%입니다. 85g 파우치 하나에 물이 약 65mL 들어 있어요. 그래서 습식 위주로 먹는 아이는 물그릇을 거의 찾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가 갑자기 물그릇 앞에 자주 앉는다면? 더 눈여겨볼 변화예요.

집에서 3일만 재 보면 됩니다

  1. 아침 같은 시각, 계량컵으로 물을 정확히 채웁니다.
  2. 고양이가 닿지 않는 높은 곳에 같은 그릇을 하나 더 둡니다. 증발량 대조용이에요.
  3. 24시간 뒤 남은 양을 재고, 대조 그릇의 증발량을 뺍니다.
  4. 물그릇이 여러 개라면 전부 합산합니다.
  5. 3일 평균을 내서 체중(kg)으로 나눕니다.

소변량도 함께 보세요. 응고형 모래라면 하루 덩어리 개수와 대략적인 크기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숫자가 기준을 넘었다면,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왜 그럴까요?

노령묘 다음다뇨, 가장 흔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노령묘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 신장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세 가지입니다. 셋 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봅니다. 차이는 식욕과 체중 변화에서 드러나요. 이 조합이 첫 번째 감별 단서입니다.

원인발생 빈도(조사 자료)식욕체중함께 보이는 신호확인 검사
만성 신장질환10세 이상의 30-40%줄거나 들쭉날쭉서서히 감소구토, 구취, 푸석한 털크레아티닌, SDMA, 소변 비중
갑상선기능항진증일부 지역 10세 이상의 10% 이상뚜렷하게 증가감소과잉 활동, 밤 울음, 빠른 심박혈중 총 T4
당뇨병전체 고양이의 약 0.4%증가감소뒤꿈치를 붙이고 걷기혈당, 프럭토사민, 요당

국제고양이의학회(ISFM) 합의 지침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노령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내분비 질환”으로 규정합니다. (ISFM 갑상선기능항진증 지침, 2016)

갑상선 호르몬이 넘치면 대사가 빨라집니다. 먹어도 먹어도 살이 빠지죠. 신장으로 가는 혈류도 함께 늘어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늘어난 혈류가 신장 수치를 실제보다 좋아 보이게 만들 수 있어요. 갑상선 치료 뒤에 숨어 있던 신장 기능 저하가 드러나는 사례가 보고되는 이유입니다.

세 가지 말고도 원인은 있어요

가장 흔한 신장질환은 초기 신호가 유독 조용합니다.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요?

신장질환 초기 신호와 구분하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초기 신장질환은 물 섭취 증가 말고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신호만으로 확정하긴 어려워요. 혈액 SDMA·크레아티닌과 소변 비중을 함께 봐야 합니다. 고양이 소변 비중이 1.035 미만으로 반복되면 농축 능력 저하를 의심합니다.

크레아티닌은 신장 기능이 약 75% 사라진 뒤에야 오르기 시작합니다. 늦게 반응하는 지표죠. Hall 등의 연구(2014)에서는 SDMA가 크레아티닌보다 평균 17개월 먼저 올랐습니다.

국제신장학회(IRIS)는 병기 분류를 “수분 상태가 안정된 환자에서 공복 혈중 크레아티닌을 최소 두 번 측정한 뒤” 시작하라고 안내합니다.

한 번의 검사 수치로 병기를 단정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IRIS 기준 고양이 크레아티닌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IRIS 병기혈중 크레아티닌(mg/dL)
1기1.6 미만
2기1.6-2.8
3기2.9-5.0
4기5.0 초과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초기 신호

이 신호들은 노화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매달 같은 저울로 체중을 재 두세요. 변화가 숫자로 보입니다. 고양이 신장질환 병기별 관리

신장질환과 가장 헷갈리는 상대는 당뇨병입니다. 둘을 가르는 단서는 의외로 밥그릇에 있어요.

당뇨병 감별 포인트는 무엇이 다를까요?

당뇨병의 가장 큰 특징은 “잘 먹는데 살이 빠진다”는 점입니다. 신장질환은 식욕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여기서 갈려요. 병원에서는 혈당과 함께 프럭토사민을 봅니다. 고양이는 병원 스트레스만으로도 혈당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당뇨가 있으면 왜 물을 많이 마실까?

고양이는 혈당이 약 250-300mg/dL를 넘으면 소변으로 당이 새어 나옵니다. 당은 물을 끌고 나가요. 소변량이 늘고, 빠져나간 물을 채우려 더 마시게 됩니다.

병원 검사에서 확인하는 것

국제고양이의학회 당뇨병 합의 지침(2015)은 비만, 운동 부족, 스테로이드 투여를 위험 요인으로 꼽습니다. 수컷, 중성화, 나이 증가도 여기에 들어가요. 영국 조사 자료에서는 고양이 약 230마리 중 1마리꼴로 당뇨병이 확인됐습니다.

뒷다리 걸음이 달라졌다면

당뇨가 진행되면 신경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뒤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걷기도 해요. 이를 척행 자세라고 합니다. 점프를 망설이는 모습으로 먼저 나타나기도 하고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방치된 당뇨는 케톤산증으로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요. 식욕이 뚝 끊기고 구토와 무기력이 겹치면 바로 동물병원으로 가세요.

물그릇 개수 늘리는 방법, 원인 모를 때 해도 괜찮을까요?

물그릇을 늘리는 건 괜찮고, 오히려 권할 만한 습관입니다. 단 두 가지만 지켜 주세요. 물을 줄이지 말 것, 늘린 그릇을 모두 합산해 잴 것. 다음다뇨인 아이의 물을 제한하면 탈수로 신장이 더 상할 수 있어요.

측정하는 3일 동안은 그릇 위치와 개수를 그대로 두세요. 조건이 바뀌면 날짜별 기록을 비교하기 어려워집니다. 고양이 물 마시게 하는 법

그럼 기록을 들고 병원에 갈 시점은 언제일까요? 기다리면 안 되는 경우부터 짚어 봅니다.

어떤 모습이면 바로 동물병원에 가야 하나요?

물을 많이 마시면서 24시간 넘게 먹지 않거나, 구토와 무기력이 겹치면 당일 진료가 필요합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는데 소변이 거의 안 나온다면 요도 폐색일 수 있어요. 이때는 지체 없이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모습이라면진료 시점
소변 자세로 힘주는데 거의 안 나옴즉시 응급
24시간 넘게 먹지 않음, 반복 구토당일
숨에서 달큰하거나 시큼한 냄새, 축 처짐당일
중성화 안 한 암컷의 다음다뇨, 외음부 분비물당일
다음다뇨만 있고 컨디션은 평소와 같음며칠 안에 외래 예약

외래에 갈 때 챙기면 진료가 훨씬 수월해져요.

자가 진단으로 결론 내리지 마세요. 세 질환은 한 아이에게 겹쳐 나타나기도 해서, 검사 없이는 가려낼 수 없습니다. 국내 수의 진료 관련 소식은 대한수의사회에서도 볼 수 있어요.


이 글은 국제신장학회(IRIS)·국제고양이의학회(ISFM) 지침과 PubMed 등재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우리 아이의 진단과 치료는 담당 수의사와 상담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노령묘가 물을 많이 마시면 무조건 신장병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요로감염, 고칼슘혈증, 약물 부작용도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여러 질환이 한 아이에게 겹치기도 해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구분해야 합니다.

Q

병원에 소변을 받아 가야 하나요?

병원마다 방식이 다르니 예약할 때 먼저 물어보세요. 세균 배양 검사가 필요하면 병원에서 주삿바늘로 방광에서 직접 채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받아 간다면 깨끗한 용기에 담아 가능한 한 빨리 가져가는 편이 좋습니다.

Q

물 대신 습식 사료를 늘리면 다음다뇨가 좋아지나요?

습식 사료는 수분 섭취를 돕지만 다음다뇨의 원인을 없애지는 못합니다. 식단을 바꾸면 물그릇 섭취량이 줄어 측정값도 달라집니다. 원인 검사를 마친 뒤 수의사와 식단을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노령묘 건강검진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미국고양이수의사회(AAFP)는 10세 이상 고양이에게 최소 6개월마다 검진을 권합니다. 신장 수치는 한 번보다 여러 번 추이를 볼 때 의미가 커서 정기 검진이 조기 발견에 유리합니다.

Q

물을 갑자기 적게 마시는 것도 문제인가요?

네, 급격히 줄어도 살펴봐야 합니다. 식욕 저하, 구강 통증, 전신 컨디션 악화가 원인일 수 있고 탈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먹지 않거나 기운이 없는 모습이 함께 보이면 동물병원 진료를 받으세요.

출처 및 인용

  1. [1]

    10세 이상 고양이의 30-40%에서 만성 신장질환 확인

    출처: Marino CL et al., J Feline Med Surg 2014, https://pubmed.ncbi.nlm.nih.gov/?term=Marino+2014+prevalence+chronic+kidney+disease+cats

  2. [2]

    SDMA는 크레아티닌보다 평균 17개월 먼저 상승

    출처: Hall JA et al., J Vet Intern Med 2014, https://pubmed.ncbi.nlm.nih.gov/?term=Hall+2014+symmetric+dimethylarginine+creatinine+cats

  3. [3]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노령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내분비 질환

    출처: ISFM Consensus Guidelines on Feline Hyperthyroidism 2016, https://pubmed.ncbi.nlm.nih.gov/?term=ISFM+consensus+guidelines+hyperthyroidism+cats+2016

  4. [4]

    고양이 당뇨병 위험 요인(비만, 운동 부족, 스테로이드, 수컷, 중성화, 나이)과 프럭토사민 활용

    출처: ISFM Consensus Guidelines on Feline Diabetes Mellitus 2015, https://pubmed.ncbi.nlm.nih.gov/?term=ISFM+consensus+guidelines+diabetes+mellitus+cats+2015

  5. [5]

    영국 고양이 약 230마리 중 1마리꼴 당뇨병 유병률

    출처: McCann TM et al., J Feline Med Surg 2007, https://pubmed.ncbi.nlm.nih.gov/?term=McCann+2007+diabetes+mellitus+cats+prevalence

  6. [6]

    IRIS 고양이 CKD 병기별 크레아티닌 구간과 반복 측정 원칙

    출처: International Renal Interest Society Staging Guidelines, http://www.iris-kidney.com/guidelines/staging.html

  7. [7]

    10세 이상 시니어 고양이 최소 6개월 간격 검진 권고

    출처: 2021 AAHA/AAFP Feline Life Stage Guidelines, https://catvets.com/guidelines/practice-guidelines/life-stage-guidelines

  8. [8]

    동물용의약품 허가·안전 정보

    출처: 농림축산검역본부, https://www.qi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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